나는 오랫동안 한 가지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라는 이름은 분명 학명까지 존재하는 조류인데, 왜 그에 대한 기록은 이렇게까지 희미할까. 항해사로 일하던 시절 우연히 접한 이 새의 이름은 시간이 지나도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고, 도서관과 대학을 오가며 자료를 찾으려 했던 경험은 오히려 더 많은 의문을 남겼다. 분명 존재했다고 기록된 생물인데, 어디를 찾아봐도 설명은 짧고, 자료는 반복되며, 새로운 정보는 거의 없었다. 나는 이 부재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여러 조건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글은 ‘왜 기록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뉴칼레도니아뜸부기가 역사와 과학 속에서 어떻게 주변부로 밀려났는지를 개인적인 탐색 경험과 함께 정리해보려는 시도다.

발견이 늦었고, 기록은 더 늦었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제는 이 시기가 조류학이 체계적으로 정립되기 이전이라는 점이다. 당시의 생물 수집은 탐험과 식민지 개척의 부산물처럼 이루어졌고, 생태를 장기간 관찰하기보다는 표본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 역시 그런 환경 속에서 단 한 점의 박제 표본으로 학계에 소개되었다. 서식지의 정확한 위치, 관찰 시점, 개체 수에 대한 기록은 남지 않았고, 이후 추가적인 탐사가 이루어졌다는 명확한 문헌도 찾기 어렵다. 나는 도서관에서 관련 자료를 찾으며 이 점이 결정적이었다고 느꼈다. 기록은 우연히 시작되었고, 체계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생물학에서 ‘첫 기록’이 중요하듯, 그 이후의 연속 기록이 없다는 점은 결국 이 종을 학문적으로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섬이라는 조건이 만든 접근의 한계
뉴칼레도니아는 지리적으로도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이다. 나는 항해사 시절 그 주변을 직접 경험하며, 이 섬이 얼마나 고립된 환경인지 체감한 적이 있다. 열대 기후, 울창한 숲, 복잡한 지형은 생물 다양성을 키우는 동시에 탐사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비행 능력이 약했을 가능성이 있는 뜸부기류는 관찰 자체가 쉽지 않다. 현대의 조사 장비가 없던 시절, 이런 조류를 체계적으로 추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나는 이 점이 기록의 공백을 키운 또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접근이 어렵다는 사실은 곧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주 드나들 수 없는 장소, 반복 관찰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기록이 축적되기 힘들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지리적 조건만으로도 이미 기록의 불리한 위치에 서 있었던 셈이다.
주목받지 못한 생물은 기록에서 밀려난다
내가 여러 자료를 살펴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중요하다고 여겨지지 않았던 생물은 쉽게 기록에서 밀려난다’는 사실이었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상징적인 크기나 화려한 외형을 가진 종이 아니었고, 인간의 경제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도 없었다. 보호의 대상도, 연구의 우선순위도 되지 못한 채 조용히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대학과 도서관을 오가며 이 새가 교과서나 개론서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기록은 가치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학문 역시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어디에 쓸지 선택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생물은 중심에 놓이고, 어떤 생물은 주변부로 밀려난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그렇게 ‘기록할 가치가 낮다고 여겨진 존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기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남긴 질문
나는 자료를 찾지 못한 경험을 통해 오히려 중요한 질문을 얻게 되었다. 기록이 없다는 것은 정말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뜻일까. 아니면 기록할 사람이 없었고, 관심을 가진 사람이 없었을 뿐일까.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후자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존재했지만 주목받지 못했고, 사라졌지만 기록되지 않았다. 나는 이 점에서 이 새가 단순한 멸종 조류가 아니라, 기록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느꼈다. 생물의 존재는 자연 속에 있었지만, 그 의미는 인간의 기록 체계 안에서만 남는다. 그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을 때, 생명은 두 번 사라진다. 자연에서 한 번, 기록에서 한 번.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바로 그 두 번째 사라짐의 대표적인 예처럼 보였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발견 시기의 한계,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 학문적 우선순위, 그리고 인간의 무관심이 겹쳐 만들어진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나는 직접 자료를 찾으려 했던 경험을 통해, 기록의 부재가 단순한 정보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체감했다. 이 새는 존재했지만, 충분히 기록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적어도 그 부재를 질문하고, 왜 기록되지 않았는지를 묻는 일은 가능하다. 나는 이 글이 그 질문 중 하나로 남기를 바란다. 기록은 완전한 정보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때로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려 했던 시도에서 시작된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바로 그 지점에서 다시 떠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