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오래 살아온 지역 원주민들의 기억은, 때때로 과학보다 더 섬세하고 생생한 정보를 품고 있다. 그렇다면 단 한 점의 표본만 남긴 채 공식적으로 멸종된 조류, 뉴칼레도니아뜸부기(Gallirallus lafresnayanus)에 대해 뉴칼레도니아의 원주민들은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 이 새는 학술적으론 거의 정보가 없는 생물이다. 단 한 번 채집된 표본 외에는 외형, 울음소리, 행동 습성조차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조용한 멸종 앞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공식 기록’보다 ‘현지 기억’일지도 모른다. 뉴칼레도니아 원주민들의 전통 지식과 구전 문화 속에 이 새에 대한 단서가 남아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그들의 기억을 통해, 잊힌 생물의 흔적을 좇아본다.

공식 기록이 없는 생물, 구전 문화가 대체할 수 있을까?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19세기 후반 채집된 표본 한 점 외에 실질적인 관찰 기록이 전무하다. 서식지, 생태적 특징, 울음소리 등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뉴칼레도니아는 다양한 부족과 지역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구전 문화와 전통 지식이 강하게 이어져 내려오는 지역이다. 특히 동물이나 식물에 대한 원주민들의 지식은 세대 간 구술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과학적 데이터가 부재한 생물일지라도 원주민의 기억 속에는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멸종된 줄 알았던 생물’이 원주민의 이야기 속에서 다시 발견된 사례도 많다. 이렇듯 구전은 단순한 전설이 아닌, 하나의 생태 지식 저장소로 기능한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실마리 역시 과학이 아닌 기억 속에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뉴칼레도니아 원주민의 조류 인식과 문화적 연관성
뉴칼레도니아 원주민들은 조류에 대해 상당히 높은 인식 수준을 갖고 있다. 특히 특정 새의 울음소리나 비행 패턴을 식별하며, 이를 통해 날씨나 계절, 수확 시기를 예측하기도 한다. 이들은 조류를 단순한 동물이 아닌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존재로 여긴다. 일부 부족은 특정 조류를 영적인 존재로 숭배하거나, 특정 가문의 상징으로 삼기도 한다. 이런 전통적 인식 구조 속에서 뉴칼레도니아뜸부기 또한 과거에는 의미 있는 생물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있다. 외형상 튀지 않는 새였다 하더라도, 그 울음소리나 행동 패턴이 다른 종과 구별되었다면 원주민들은 이를 명확히 기억하고 전승했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화와 외부 문화의 유입으로 전통 지식의 상당 부분이 단절되면서, 이와 같은 기억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현실이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에 대한 원주민 증언은 존재하는가?
실제 필드 리서치에서는 뉴칼레도니아 원주민 일부가 ‘과거에 봤던 이상한 새’에 대해 증언한 바 있다. 이 증언은 공식적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몇몇 생물학자와 탐사자들이 메모 수준으로 남겨둔 인터뷰 내용에 등장한다. 특히 산악지대나 인적 드문 밀림 주변에서 생활하던 노년층 주민들이 ‘작고 땅을 잘 달리던 새’를 기억한다고 말한 사례가 있다. 물론 그것이 뉴칼레도니아뜸부기를 가리키는지 확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울음소리, 행동 패턴, 출몰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과학적 가치가 충분하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증언들은 대부분 문서화되지 못하고 사라졌으며, 학계에서도 ‘비공식적 정보’로 분류되어 무시되기 쉬운 운명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런 현지 기억이야말로 멸종 생물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
기억으로 연결된 생물, 보존의 새로운 시각
뉴칼레도니아뜸부기에 대한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잔재가 아니라, 미래 보존의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다. 원주민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과학적 증거만큼 강력하진 않지만, 방향을 제시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만약 이 새가 여전히 극히 제한된 구역에 살아남아 있다면, 가장 먼저 그 존재를 마주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들은 바로 현지인들이다. 따라서 멸종 또는 실종된 생물을 찾고자 할 때, 원주민과의 협업은 필수가 되어야 한다. 단지 과학자가 생태계만 분석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전통 지식과 감각적 경험도 연구의 중요한 축이 되어야 한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희망은, 어쩌면 한 마디 기억 속 이야기로부터 다시 시작될지도 모른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공식적인 멸종 목록에 이름을 올린 생물이다. 하지만 그 이름 뒤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들이 많다. 과연 이 새는 정말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인간의 시선이 닿지 못한 어디선가 조용히 존재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 존재를 가장 먼저 인식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바로 그 땅에서 오래 살아온 원주민들이 아닐까? 과학은 때때로 답을 주지 못할 때가 있다. 하지만 기억과 이야기는 새로운 문을 연다. 뉴칼레도니아 원주민의 구전 지식은, 이 조류의 마지막 흔적일 수도 있다. 잊히지 않도록, 사라졌다고 단정 짓지 않도록, 우리는 ‘기록되지 않은 지식’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가 진정으로 사라졌는지 여부는 모르지만, 그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동할 이유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