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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사라졌기에 더 아픈 이름, 뉴칼레도니아뜸부기

by woos11-1020 2025. 12. 4.

자연은 소리 없이 많은 것을 품었다가, 소리 없이 많은 것을 잃는다. 그중에서도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특별하다. 이 조류는 단 한 번의 기록만을 남긴 채, 과학계로부터도, 인간 사회로부터도 잊혀졌다. 어떤 멸종은 강렬하게 기억되지만, 어떤 멸종은 조용하기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후자의 경우다. 너무 조용해서 주목받지 못했고, 너무 짧아서 기억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 침묵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다. 조용히 사라진 존재에게 우리는 어떤 책임을 느껴야 할까? 이 글에서는 ‘뉴칼레도니아뜸부기’라는 이름이 남긴 생태적, 역사적, 학문적 공백을 되짚으며, 그 사라짐이 왜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지를 살펴본다.

 

조용히 사라졌기에 더 아픈 이름, 뉴칼레도니아뜸부기

조용히 사라진 생명,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침묵

뉴칼레도니아뜸부기(Gallirallus lafresnayanus)는 단 한 점의 표본만으로 존재를 증명했던 조류다. 19세기 후반 뉴칼레도니아 섬에서 채집된 이 새는 이후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관찰되지 않았다. 조용히 등장했고, 조용히 사라졌다. 그만큼 기록도, 기억도 부족하다. 대부분의 멸종 조류는 과도한 남획, 서식지 파괴 등 명확한 원인이 존재하지만, 이 조류는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다. 그것이 더 큰 침묵으로 다가온다. 조용한 멸종은 사회의 관심에서 배제되기 쉽고, 복원이나 보존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조용히 사라졌기에, 우리는 그 존재를 ‘상실’이라기보다 ‘몰랐던 일’로 여겨버리곤 한다. 하지만 이처럼 조용한 멸종이 쌓이면, 생태계는 점점 비어 가고, 인간은 눈치채지 못한 채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사라졌기에 설명할 수 없는 생물학적 공백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멸종은 단순한 생명 하나의 소실이 아니라, 학문적 공백을 남긴다. 이 조류에 대해 알려진 것은 극히 제한적이며, 유일한 표본조차 훼손된 상태로 남아 있다. 유전적 정보는커녕 생태적 습성, 번식 방식, 서식 조건에 대한 데이터조차 없다. 즉, 이 조류는 생물학적 퍼즐의 빈칸이다. 다른 종과의 계통 관계를 파악할 수 없고, 진화적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데도 방해가 된다. 사라졌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연구되지 않는다. 이런 공백은 단지 한 종에 그치지 않고, 생물학 전반의 이해도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생존 전략에서, 서식지 선택에서, 혹은 먹이 섭취 방식에서 수많은 진화적 힌트를 얻었을 수도 있다. 그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이 멸종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더 아픈 이름이 된 이유, 관심받지 못한 존재

이름은 존재의 증거다. 하지만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이름은 단지 ‘기록’에만 남았다. 대중은 물론이고, 과학계조차 이 조류를 잊어갔다. 관심은 자원을 끌고, 자원은 보호로 이어진다. 그러나 관심받지 못한 생물은 보호받지 못하며, 결국 역사에서 사라진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 외형상 특별하지 않다는 이유, 눈에 띄지 않는 생활 방식 때문에 복원 목록에서조차 빠져 있었다. 인간 중심의 가치 판단이 이 생물을 주변으로 밀어냈고, 결국 아무도 돌보지 않게 되었다. 이름만 남은 이 생물의 멸종은 우리 사회가 어떤 존재를 기록하고, 어떤 존재를 잊어가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 조용한 멸종은 더 아픈 이름으로 남는다. 보호받지 못한 이름은, 결국 지워진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가 남긴 침묵의 의미

침묵은 때로 가장 큰 메시지가 된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어떤 경고도, 저항도 없이 사라졌다. 그 침묵은 생태계에 구멍을 만들고, 인간의 기억에는 흔적조차 남기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라짐은 단지 생물의 멸종이 아닌,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의 결과물로 읽힌다. 관심이 없었기에 기록하지 않았고, 기록이 없었기에 보호도 하지 못했다. 이 악순환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생물들, 조용히 멸종되는 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보이는 생물’만 지킨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존재는 사라졌지만, 그 침묵은 지금의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 우리는 몇 번 더 조용한 멸종을 외면할 수 있는가?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 존재 앞에서 인간의 무관심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조용히 사라졌기에 더 아픈 이름,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남긴다. 이 조류의 사라짐은 단지 생명의 소멸이 아니라, 인간의 관심이 닿지 않았던 것에 대한 반성의 거울이 된다. 우리가 어떤 존재에 이름을 붙이고, 보호하고, 기억하는 방식은 결국 우리의 가치관을 드러낸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멸종은 무관심이라는 인간의 태도가 만들어낸 결과이며, 아직도 이와 같은 조용한 멸종은 진행 중이다. 이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보호받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했던 생명, 기록되지 않았지만 함께 살았던 종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 조용한 사라짐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더 넓은 시야로 생명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그 시야는 ‘조용한 존재’에게 먼저 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