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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는 없는 새,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어디에 있었을까?

by woos11-1020 2025. 12. 19.

지도는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시각적 도구지만, 모든 생명체가 지도 위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Gallirallus lafresnayanus)는 바로 그런 존재다. 학명은 존재하지만, 실제 서식지나 분포 지역은 지도 어디에도 명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다. 오직 19세기 중반 프랑스 탐험가가 채집한 단 한 점의 박제 표본이 그 새의 존재를 증명할 뿐이다. 서식지에 대한 정밀한 정보는 없고, 위치 좌표도 남아 있지 않으며, 이 새가 어떤 환경에서 살아갔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지도에서 사라진 새’를 중심으로,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존재 가능 지점과 과학이 찾아낸 단서들, 그리고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생태 미스터리를 차근히 짚어보려 한다.

 

지도에는 없는 새,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어디에 있었을까?

문서화되지 않은 조류, 지도에도 없는 존재

대부분의 조류는 분포지도가 명확하게 그려진다. 어느 지역에서 관찰되었고, 어떤 계절에 주로 서식하며, 어느 고도에서 발견되었는지가 학술지에 문서로 남는다. 하지만 뉴칼레도니아뜸부기에게는 그런 ‘위치의 증거’가 전혀 없다. 유일한 표본이 채집된 장소는 대략적으로 ‘뉴칼레도니아섬’이라고만 기재되어 있고, 구체적인 위치, 예를 들어 해발 고도나 지형 정보 등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19세기 생물 수집 당시의 기록 방식 한계 때문이다. 그 시절 탐험가들은 생태적 정밀성보다는 수집 자체에 목적을 두었기에, 종종 서식지 정보는 매우 부정확하거나 생략되곤 했다. 과학자들은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뉴칼레도니아의 다양한 서식지를 분석하고, 이 조류가 ‘어디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지’를 추론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지도의 빈칸은 채워지지 않았다.

뉴칼레도니아섬의 복잡한 지형과 생물 다양성

뉴칼레도니아는 단순한 섬이 아니다. 이곳은 고산 지대, 습지, 해안림, 열대 우림이 혼재된 복잡한 생태계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섬 남부 지역은 접근이 어려운 밀림과 인적 드문 고지대가 많아, 생물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구역도 여전히 많다. 일부 조류학자들은 뉴칼레도니아뜸부기가 이 지역의 고산 습지나 울창한 저지대 숲에 서식했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그 근거로는 같은 Gallirallus 속 조류들이 습지와 낮은 고도에서 자주 발견된다는 점, 그리고 포식자로부터 회피하기 좋은 은밀한 지형을 선호한다는 특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정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불과하다. 실제 관찰 기록이나 생태적 행동에 대한 자료가 전무한 상태에서 지도 위에 확정된 점을 찍을 수는 없다. 이처럼 지도에는 없지만, 생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탐사가 포착하지 못한 ‘존재의 그림자’

뉴칼레도니아뜸부기를 찾기 위한 탐사는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 국제 탐사대와 지역 학자들이 뉴칼레도니아섬의 숲과 습지를 직접 조사했고, 일부는 원주민 증언을 바탕으로 야간 조사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발견되지 않음’이었다. 이로 인해 일부 연구자는 이 조류가 실제로 존재했는지조차 의문을 품는다. 그러나 탐사의 실패가 곧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 지도에 없다고, 생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탐사 범위는 제한적이었고, 수색 기술은 부족했으며, 멸종된 종을 찾는 일 자체가 극도로 어려운 작업이다. 오히려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가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생명’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반성하게 만든다. 지도는 인간이 세운 경계일 뿐, 자연은 그 경계 밖에서도 조용히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도를 넘어서는 기록의 가능성

지도를 그리는 일은 곧 존재를 고정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우리가 가진 지도 밖에 있었다. 이는 우리가 기존 과학적 틀 안에서만 생명을 이해하려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지도나 물리적 기록이 아닌, **구술 전승**이나 **문화적 기억** 또한 생물 기록의 일부로 포함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뉴칼레도니아 원주민 일부는 과거 숲속에서 ‘밤에 울던 새’를 기억하며, 그 모습이 뜸부기의 묘사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이런 증언은 과학적 증거로 채택되기엔 미흡하지만, 지도 너머의 생명에 접근할 수 있는 소중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오늘날 과학은 더 이상 지리 정보만으로 생명의 존재를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지도에 없던 그 새를 기억하려는 다양한 시도는 곧 존재 자체에 대한 새로운 존중의 표현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 새가 다시 발견된다면, 그 순간 지도는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는 우리가 만든 지도에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이 조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지도 밖의 생명, 기록되지 않은 존재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되묻게 만든다. 과학은 증거와 좌표를 통해 존재를 인정하지만, 그 증거가 사라졌을 때 우리는 더 이상 그 생명을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생명 존중은 보이지 않더라도 그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지도에 없다고 해서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뉴칼레도니아뜸부기의 사례는 지금도 수많은 미기록 생물들이 어떻게 쉽게 잊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이기도 하다. 언젠가 누군가 그 존재의 흔적을 다시 찾는다면, 지도는 다시 그려질 것이고, 우리는 사라졌던 생명을 새롭게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